축전류 저감 장치를 일반 접지선에 연결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유가 흔히 알려진 것과 조금 다릅니다. 전선이 가늘어서가 아니라, 연결하는 곳이 틀렸기 때문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축접지」라는 이름 탓에 축전류 저감 장치를 대지에 연결하는 장치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해야 하는 일은 그것이 아닙니다.

접지가 아니라 등전위입니다

인버터 구동 모터에서 정전 결합이 만들어 내는 것은 회전자와 프레임 사이의 전위차입니다. 외부 접지 기준과의 전위차가 아닙니다. 이 전위차가 베어링을 사이에 두고 걸리기 때문에 내륜과 외륜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납니다.

그러면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집니다. 축(내륜 쪽)과 베어링이 앉아 있는 쇳덩어리(외륜 쪽)의 전위를 맞춰 주는 것입니다. 브러시는 그 두 지점을 잇는 다리이고, 전류가 베어링을 건너뛰고 이 다리로 지나가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연결 대상은 「접지」가 아니라 「베어링 외륜이 앉아 있는 구조물」입니다. 멀리 있는 접지 단자함은 그 조건을 만족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물리면 전위를 맞춰야 할 두 지점 대신 엉뚱한 제3의 지점을 붙잡은 셈이 됩니다.

게다가 긴 접지선은 고주파를 못 흘립니다

연결 대상이 맞다 해도 경로가 길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접지선 굵기는 60Hz 사고 전류를 기준으로 정해진 값입니다. 축전류는 그보다 훨씬 높은 대역에서 움직이고, 거기서는 굵기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표피 효과 때문에 고주파 전류는 도체 바깥 껍질로만 흐릅니다. 이 현상은 연선의 가닥 하나하나에 각각 적용되므로, 단면적을 키워도 실제로 전류가 지나가는 면적은 그만큼 늘지 않습니다.

인덕턴스도 굵기로는 잡히지 않습니다. 둥근 도체의 인덕턴스는 지름의 로그에 반비례해서, 지름을 두 배로 키워도 20% 정도밖에 줄지 않습니다. 어림잡아 1m 전선이 약 1μH이고 임피던스는 2πfL 이므로, 10MHz에서 약 60Ω이 됩니다. 같은 전선의 직류 저항이 수 mΩ인 것과 견주면 만 배가 넘는 차이입니다.

※ 자릿수 감각을 보기 위한 통상적인 어림값입니다. 실제 값은 도체 지름과 귀환 경로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류는 임피던스가 낮은 쪽으로 나뉘어 흐릅니다. 접지 경로가 높은 임피던스를 보이면 전류는 그 길을 마다하고 베어링 쪽으로 갑니다. 장치를 달아 놓고도 효과가 시원치 않은 경우의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딸려 오는 편조선이 짧은 이유

축전류 저감 장치를 구입하면 넓적하고 짧은 편조선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짧아서 쓸 데가 없다고 느끼기 쉬운데, 그 길이가 설계 의도입니다. 바로 옆 구조물에 붙이라는 뜻이지, 배전반까지 끌고 가라는 부품이 아닙니다.

모양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가는 소선을 여러 가닥 엮어 표면적을 키우고, 납작하게 펴서 을 확보한 형태입니다. 표피 효과와 인덕턴스를 동시에 상대하려면 이 모양이 됩니다.

  • 길이 대 폭의 비를 5:1 이하로. 미 군용 규격(MIL-STD-464C) 기준이며, 이 비율에서 원형 도선 대비 리액턴스가 약 45% 수준이 됩니다. 3:1 이하면 더 좋습니다.
  • 금속 대 금속으로 물릴 것. 도장면이나 녹 위에 조이면 그 지점이 새 임피던스가 됩니다. 접촉부는 도장을 벗기고 체결합니다.
  • 주석 도금은 접촉 저항을 낮추고 산화·부식을 늦춥니다.

비율을 뒤집어 보면 왜 길게 쓰면 안 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1m를 건너가려면 폭이 20cm는 되어야 5:1입니다. 현실에서 쓸 수 없는 치수죠. 편조선이 닿지 않는다는 것은 붙일 자리를 다시 봐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모터가 커서 본체에 붙일 수 없는 설비도 있습니다. 대형 팬이 대표적인데, 그 경우 어디에 물려야 하는지는 대형 팬 모터, 모터 프레임에 접지할 수 없을 때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차폐 케이블은 다른 얘기입니다

이 주제를 검색하면 차폐 케이블을 쓰라는 권고가 함께 나옵니다. 편조선과 섞이기 쉬운데 대상이 다릅니다.

차폐 케이블편조선
대상모터 전원 케이블기기 사이 본딩
목적공통 모드 전류를 인버터로 되돌림구조물 간 전위 등화
요령차폐가 끊기지 않을 것, 양끝 360° 종단짧고 넓게, 금속 대 금속

차폐 케이블에서 흔히 놓치는 것은 종단 처리입니다. 차폐를 가늘게 꼬아 단자에 물리면(피그테일) 그 지점에서 인덕턴스가 생겨 차폐의 의미가 크게 줄어듭니다. 둘레 전체를 감싸 접지해야 하고, 케이블 양쪽 끝 모두가 그렇습니다.

두 가지는 대체 관계가 아닙니다. 차폐 케이블을 제대로 깔았다고 해서 구조물 간 본딩이 필요 없어지지 않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필터를 쓰는 경우와 축 접지의 차이도 같은 맥락에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축전류 저감 장치의 접지선은 「대지로 가는 길」이 아니라 「베어링을 건너뛰는 지름길」입니다. 지름길이 멀리 돌아가면 지름길이 아닙니다.

※ 이 글의 권고는 제조사·기관의 설치 지침에 근거합니다 — ABB Technical Guide No.5: Bearing Currents in Modern AC Drive Systems, Allen-Bradley Publication 1770-4.1, Electro Static Technology High-Frequency Bonding for Inverter-Driven Motors and Systems(2016), MIL-STD-464C. 실측 논문이 아니라 설계·시공 지침 문서입니다.

지금 설비의 접지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이미 장치를 설치하신 설비도 연결 지점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설치부와 주변 구조가 보이는 사진, 모터 사양만 보내 주셔도 1차 검토가 가능합니다. 필요하면 현장에서 축전압을 직접 측정해 개선 전후를 비교해 드립니다. 상담과 현장 측정은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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