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유가 흔히 알려진 것과 조금 다릅니다. 전선이 가늘어서가 아니라, 연결하는 곳이 틀렸기 때문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축접지」라는 이름 탓에 축전류 저감 장치를 대지에 연결하는 장치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해야 하는 일은 그것이 아닙니다.
접지가 아니라 등전위입니다
인버터 구동 모터에서 정전 결합이 만들어 내는 것은 회전자와 프레임 사이의 전위차입니다. 외부 접지 기준과의 전위차가 아닙니다. 이 전위차가 베어링을 사이에 두고 걸리기 때문에 내륜과 외륜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납니다.
그러면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집니다. 축(내륜 쪽)과 베어링이 앉아 있는 쇳덩어리(외륜 쪽)의 전위를 맞춰 주는 것입니다. 브러시는 그 두 지점을 잇는 다리이고, 전류가 베어링을 건너뛰고 이 다리로 지나가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연결 대상은 「접지」가 아니라 「베어링 외륜이 앉아 있는 구조물」입니다. 멀리 있는 접지 단자함은 그 조건을 만족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물리면 전위를 맞춰야 할 두 지점 대신 엉뚱한 제3의 지점을 붙잡은 셈이 됩니다.
전류가 닫아야 할 고리를 그려 보면 분명해집니다. 회전자에서 나와 프레임으로 돌아오는 길인데, 그 길이 둘이고 서로 경쟁합니다.
- 나쁜 길 — 회전자 → 베어링 유막을 뚫고 → 프레임. 뚫리는 순간 거의 0Ω이 됩니다
- 좋은 길 — 회전자 → 브러시 → 편조선 → 프레임. 짧게 만들면 수 Ω입니다
대지 접지선은 이 고리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방 안의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되는 일인데, 굳이 건물 밖으로 나가 땅을 밟고 돌아올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외함 접지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외함 접지에는 공통 모드 전류를 인버터로 되돌리는 별도의 임무가 있고, 그쪽이 부실하면 전류가 회전자를 거쳐 빠져나가면서 다른 형태로 베어링을 지나갑니다 — 그 이야기는 따로 정리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브러시가 상대하는 고리입니다.
게다가 긴 접지선은 고주파를 못 흘립니다
연결 대상이 맞다 해도 경로가 길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접지선 굵기는 60Hz 사고 전류를 기준으로 정해진 값입니다. 축전류는 그보다 훨씬 높은 대역에서 움직이고, 거기서는 굵기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표피 효과 때문에 고주파 전류는 도체 바깥 껍질로만 흐릅니다. 이 현상은 연선의 가닥 하나하나에 각각 적용되므로, 단면적을 키워도 실제로 전류가 지나가는 면적은 그만큼 늘지 않습니다.
여기서 용어를 한 번 정리하고 가면 이해가 빠릅니다.
| 무엇인가 | 단위 | 주파수 | |
|---|---|---|---|
| 인덕턴스 L | 도체가 가진 성질 | 헨리(H) | 무관 — 모양·길이가 정함 |
| 리액턴스 X | 그 성질이 특정 주파수에서 내는 방해 | 옴(Ω) | X = 2πfL |
| 임피던스 Z | 저항 + 리액턴스 총합 | 옴(Ω) | 리액턴스만 비례 |
인덕턴스는 아령의 무게 같은 것입니다. 무게는 고정돼 있지만 1초에 한 번 들면 쉽고 1초에 백 번 흔들라면 못 합니다. 그 힘겨움이 리액턴스입니다.
접지선 30cm 하나를 두고 주파수만 바꿔 보면 이렇게 됩니다.
| 주파수 | 리액턴스 |
|---|---|
| 60 Hz (상용) | 0.000 Ω |
| 100 kHz | 0.20 Ω |
| 1 MHz | 2.0 Ω |
| 10 MHz | 20.1 Ω |
인덕턴스는 0.32μH 로 내내 같습니다. 바뀐 것은 주파수뿐입니다. 이 전선의 직류 저항이 약 0.86mΩ 이니, 10MHz 에서는 저항보다 2만 배 넘게 큰 방해가 걸리는 셈입니다. 길이도 비례보다 나쁘게 늘어서, 같은 전선을 30cm 에서 3m 로 늘리면 인덕턴스는 10배가 아니라 약 14배가 됩니다.
전류는 임피던스가 낮은 쪽으로 나뉘어 흐릅니다. 접지 경로가 높은 임피던스를 보이면 전류는 그 길을 마다하고 베어링 쪽으로 갑니다. 장치를 달아 놓고도 효과가 시원치 않은 경우의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딸려 오는 편조선이 짧은 이유
축전류 저감 장치를 구입하면 넓적하고 짧은 편조선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짧아서 쓸 데가 없다고 느끼기 쉬운데, 그 길이가 설계 의도입니다. 바로 옆 구조물에 붙이라는 뜻이지, 배전반까지 끌고 가라는 부품이 아닙니다.
모양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가는 소선을 여러 가닥 엮어 표면적을 키우고, 납작하게 펴서 폭을 확보한 형태입니다. 표피 효과와 인덕턴스를 동시에 상대하려면 이 모양이 됩니다.
숫자로 보면 굵기와 폭의 차이가 분명합니다. 모두 길이 30cm 기준입니다.
| 도체 | 구리 단면적 | 인덕턴스 |
|---|---|---|
| 둥근 접지선 6mm² | 6 mm² | 0.32 µH |
| 둥근 접지선 50mm² | 50 mm² | 0.26 µH |
| 평편조선 25mm 폭 | 12.5 mm² | 0.22 µH |
구리를 여덟 배 쓴 둥근 전선보다, 구리를 절반만 쓴 편조선이 더 낮습니다. 인덕턴스는 도체 둘레에 감기는 자기장에 에너지가 저장되는 것이라, 전류가 넓게 퍼져 흐르면 자기장이 흩어져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굵기를 키워도 전류가 「한 줄」로 흐르는 것은 그대로여서 효과가 적습니다. 여기에 표피 효과까지 더해집니다 — 같은 30cm 에서 둥근 6mm² 는 둘레가 8.7mm, 25mm 폭 편조선은 51mm 라 고주파가 쓸 수 있는 통로가 여섯 배 가까이 넓습니다.
- 길이 대 폭의 비를 5:1 이하로. 미 군용 규격(MIL-STD-464C) 기준이며, 이 비율에서 원형 도선 대비 리액턴스가 약 45% 수준이 됩니다. 3:1 이하면 더 좋습니다.
- 금속 대 금속으로 물릴 것. 도장면이나 녹 위에 조이면 그 지점이 새 임피던스가 됩니다. 접촉부는 도장을 벗기고 체결합니다.
- 주석 도금은 접촉 저항을 낮추고 산화·부식을 늦춥니다.
비율을 뒤집어 보면 왜 길게 쓰면 안 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1m를 건너가려면 폭이 20cm는 되어야 5:1입니다. 현실에서 쓸 수 없는 치수죠. 편조선이 닿지 않는다는 것은 붙일 자리를 다시 봐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모터가 커서 본체에 붙일 수 없는 설비도 있습니다. 대형 팬이 대표적인데, 그 경우 어디에 물려야 하는지는 대형 팬 모터, 모터 프레임에 접지할 수 없을 때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차폐 케이블은 다른 얘기입니다
이 주제를 검색하면 차폐 케이블을 쓰라는 권고가 함께 나옵니다. 편조선과 섞이기 쉬운데 대상이 다릅니다.
| 차폐 케이블 | 편조선 | |
|---|---|---|
| 대상 | 모터 전원 케이블 | 기기 사이 본딩 |
| 목적 | 공통 모드 전류를 인버터로 되돌림 | 구조물 간 전위 등화 |
| 요령 | 차폐가 끊기지 않을 것, 양끝 360° 종단 | 짧고 넓게, 금속 대 금속 |
차폐 케이블에서 흔히 놓치는 것은 종단 처리입니다. 차폐를 가늘게 꼬아 단자에 물리면(피그테일) 그 지점에서 인덕턴스가 생겨 차폐의 의미가 크게 줄어듭니다. 둘레 전체를 감싸 접지해야 하고, 케이블 양쪽 끝 모두가 그렇습니다.
두 가지는 대체 관계가 아닙니다. 차폐 케이블을 제대로 깔았다고 해서 구조물 간 본딩이 필요 없어지지 않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필터를 쓰는 경우와 축 접지의 차이도 같은 맥락에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축전류 저감 장치의 접지선은 「대지로 가는 길」이 아니라 「베어링을 건너뛰는 지름길」입니다. 지름길이 멀리 돌아가면 지름길이 아닙니다.
※ 이 글의 권고는 제조사·기관의 설치 지침에 근거합니다 — ABB Technical Guide No.5: Bearing Currents in Modern AC Drive Systems, Allen-Bradley Publication 1770-4.1, Electro Static Technology High-Frequency Bonding for Inverter-Driven Motors and Systems(2016), MIL-STD-464C. 실측 논문이 아니라 설계·시공 지침 문서입니다.
편조선을 얼마나 짧게 잡아야 하는지, 길어진 만큼 폭을 넓혀 만회할 수 있는지는 공식으로 계산해 따로 정리했습니다. 폭을 32배 넓혀도 길이를 줄인 것을 따라잡지 못합니다.
지금 설비의 접지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이미 장치를 설치하신 설비도 연결 지점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설치부와 주변 구조가 보이는 사진, 모터 사양만 보내 주셔도 1차 검토가 가능합니다. 필요하면 현장에서 축전압을 직접 측정해 개선 전후를 비교해 드립니다.
TEL 061-793-9597 · 온라인 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