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확한 측정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 곤란한 것은, 멀티미터로 재면 실제로는 손상이 진행 중인데도 0V에 가까운 값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안전하다고 오판하기 쉽습니다.
사진과 숫자의 차이
멀티미터와 오실로스코프는 흔히 숫자와 사진에 비유됩니다. 멀티미터는 일정 시간 동안의 값을 평균 내어 숫자 하나로 보여줍니다. 오실로스코프는 전압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를 파형, 즉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축전압은 평균으로 뭉개면 사라지는 종류의 신호입니다. 평소에는 거의 0에 가깝다가 방전되는 순간에만 아주 짧게 치솟습니다. 이 뾰족한 봉우리를 나머지 시간과 함께 평균 내면 결과는 0에 가까워집니다.
속도가 근본적으로 부족하다
축전압 방전은 수천분의 1초 단위로 일어나고, 그 순간의 전압 변화 속도(dv/dt)는 수십 kHz에서 수십 MHz 대역에 걸쳐 있습니다. 반면 일반 멀티미터는 초당 몇 회 정도만 값을 읽습니다. 애초에 이런 신호를 잡도록 만들어진 장비가 아닙니다.
그래서 오실로스코프로 측정할 때도 대역폭 100MHz 이상을 권장합니다. 대역폭이 모자라면 봉우리의 높이가 실제보다 낮게 찍혀, 위험한 상태를 안전한 것처럼 읽게 됩니다.
“0V가 나왔으니 괜찮다”가 위험한 이유
현장에서 가장 흔한 오판입니다. 멀티미터로 아무 신호도 잡히지 않았는데 베어링을 열어 보면 프로스팅이나 플루팅이 이미 진행돼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멀티미터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측정 대상이 그 장비의 범위 밖인 것입니다. 체온계로 용광로 온도를 못 재는 것과 같습니다. 눈금이 안 올라간다고 뜨겁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럼 무엇으로 재나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 오실로스코프 — (−)선을 모터 접지에, (+)선을 모터 축에 접촉해 측정합니다. 파형까지 볼 수 있어 방전 유형을 구분할 수 있지만, 장비가 비싸고 회전 중인 축에 프로브를 직접 대야 해 위험합니다. 파형 해석에도 경험이 필요합니다. 자세한 방법은 오실로스코프 축전압 파형 판독법을 참고해 주세요.
- 축전압 측정 장비 — 축전압 측정만을 위해 만들어진 장비입니다. 혼자서 수 초 만에 측정할 수 있고 결과를 정상·비정상으로 보여줍니다.
어느 쪽이든 운전 중에 측정해야 합니다. 정지 상태에서는 축전압이 생기지 않으므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계측기만큼 중요한 것이 접점입니다. 회전하는 축에 프로브를 직접 대는 대신 본체가 절연된 측정 전용 브러시로 접점을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접촉이 튀면 파형 자체를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축전압이 걱정되신다면
모터 사양과 인버터 사용 여부를 알려주시면 위험도를 검토해 드립니다. 필요하면 현장을 방문해 축전압을 직접 측정하고 설비에 맞는 전식 예방 장치를 추천해 드립니다.
TEL 061-793-9597 · 온라인 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