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정상입니다. 인버터가 들어간 설비는 누설전류가 수 mA에서 수십 mA까지 나오는 것이 보통이고, 국제 규격도 그것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그냥 넘기면 안 되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이 나오나
절연이 나빠져서가 아닙니다. 설계상 있어야 하는 전류가 대부분입니다. 두 군데에서 나옵니다.
첫째, 인버터 안의 EMC 필터입니다. 노이즈를 잡으려고 각 상과 섀시 사이에 커패시터(Y 커패시터)를 답니다. 이 부품은 대지로 가는 길을 일부러 만들어 준 것이라, 그 자체만으로 0.5~3.5mA 정도가 흐릅니다. 필터를 달았기 때문에 생기는 전류입니다.
둘째, 케이블입니다. 전선과 대지 사이에는 늘 정전용량이 있고, 길수록 커집니다. 인버터용 4심 케이블이 대략 미터당 50~150pF 이니, 30m만 깔아도 1.5~4.5nF 이 붙습니다.
여기에 인버터가 2~20kHz로 스위칭하면서 고주파를 만듭니다. 정전용량은 주파수가 높을수록 전류를 잘 통과시키므로, 「고주파 × 정전용량」이 곱해져 누설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설비가 크고 케이블이 길면 값이 훌쩍 뜁니다. 문헌에 나오는 사례로, 110kW 컨베이어에서 모터까지 150m 인 경우 케이블·필터·모터 정전용량을 합해 150~250mA 이상이 나옵니다.
KEC 1mA 기준과 모순이 아닙니다
여기서 헷갈리는 분이 많습니다. 「규정은 1mA라는데 우리 설비는 수십 mA인데 불법인가」 하는 것입니다. 아닙니다. 두 숫자가 가리키는 대상이 다릅니다.
| KEC 1mA | 인버터 수십 mA | |
|---|---|---|
| 무엇 | 저항성분만 | 총 누설(합성값) |
| 성격 | 절연이 나빠져 흐르는 것 | 대부분 용량성분 |
| 범위 | 저압 전로의 절연 판정 | 기기의 정상 동작 특성 |
KEC 의 1mA 는 저압 전로에서 절연저항을 재기 어려울 때 쓰는 대체 기준이고, 보는 것은 저항성분뿐입니다. 인버터 설비에서 크게 나오는 것은 용량성분이라 이 기준에 대는 값이 아닙니다. 저항성분과 용량성분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따로 정리했습니다.
누설전류를 두고 나오는 숫자가 여럿이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세 가지가 각각 다른 것을 봅니다.
| 기준 | 값 | 무엇을 보나 |
|---|---|---|
| KEC 132 | 저항성분 1mA | 저압 전로의 절연 판정 |
| KEC 142.3.2 | 보호도체 전류 10mA | 접지선 굵기 |
| IEC 61800-5-1 | 접촉 전류 3.5mA | 인버터 기기의 안전 요구 |
⚠ 특히 3.5mA 는 「고압용 1mA」가 아닙니다. 전압 등급으로 나뉘는 기준이 아니라, 절연 판정과는 축이 다른 기기 안전 기준입니다. 참고로 고압·특고압 전로는 절연저항이 아니라 절연내력 시험으로 판정하므로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접지선을 굵게 해야 할 수 있습니다
여기가 첫 번째로 챙길 부분입니다. 그리고 국내 규정에도 조항이 있습니다.
KEC 142.3.2(보호도체의 단면적 보강) — 정상 운전 상태에서 보호도체에 10mA를 초과하는 전류가 흐르면 보호도체를 증강해야 합니다. 보호도체가 하나면 전 구간을 구리 10mm² 또는 알루미늄 16mm² 이상으로 하고, 추가 보호도체용 단자가 있으면 그쪽을 같은 규격으로 갖춥니다.
국제 규격 쪽은 기준점이 조금 다릅니다. IEC 61800-5-1(가변속 전동 구동 시스템 안전 요구사항)은 접촉 전류가 3.5mA(교류) 또는 10mA(직류)를 넘으면 보호 조치를 요구하고, 보호도체를 10mm² 이상 또는 이중화하도록 합니다.
임계값이 다른 이유는 보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KEC 142.3.2 는 설비 배선 규정이고, IEC 61800-5-1 은 기기 제조 규격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 인버터 제조사가 「이 제품은 접촉 전류가 3.5mA를 넘는다」고 표시하면, 설비 쪽에서는 그 값을 근거로 KEC 142.3.2 를 따져 접지선을 보강하게 됩니다.
굵게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접지선이 끊기면 그 전류가 사람에게 갑니다. 평소 대지로 흐르던 수십 mA 가 갈 곳을 잃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굵게 하거나 두 줄로 겁니다. 고정 배선을 요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현장에서 확인하실 것은 인버터 접지선이 실제로 그 규격을 지키고 있는가입니다. 인버터를 나중에 증설한 설비에서 예전 굵기 그대로인 경우가 있습니다.
⚠ 누전차단기가 오히려 둔감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챙길 부분이고, 이쪽이 더 위험합니다.
인버터 누설에는 직류 성분과 고주파 성분이 섞여 있습니다. 흔히 쓰는 A형 누전차단기는 교류와 맥동 직류까지만 봅니다. 그래서 인버터 설비에는 평활 직류까지 감지하는 B형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안 잡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직류 성분이 차단기 내부 코일을 미리 자화시켜, 정작 교류 사고가 났을 때 동작하지 못하게 만드는 현상이 알려져 있습니다. 차단기가 달려 있는데 보호 기능을 잃은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유 없이 자꾸 떨어지는 경우도 인버터 설비에서 흔합니다. 용량성 누설이 누적돼 동작한 것이라면 절연을 손볼 게 아니라 회로를 나누거나 차단기 종류를 다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이 전류가 베어링으로도 갑니다
마지막으로 짚을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고주파 누설전류와 축전류는 같은 뿌리입니다. 둘 다 인버터의 공통 모드 전압이 정전용량을 통해 흘려보내는 전류입니다.
차이는 어느 길로 가느냐입니다. 접지 경로가 넉넉하면 대지로 빠져 누설전류로 측정되고, 그 길이 부실하면 회전자와 베어링을 거쳐 돌아 나갑니다. 후자가 베어링을 상하게 합니다.
그래서 누설전류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고주파 전류가 돌아다닌다는 뜻이고, 베어링을 경유하는 경로가 있는지 의심해 볼 근거가 됩니다. 다만 누설전류계로는 축전류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 대역이 다릅니다. 그쪽은 축전압을 직접 재야 합니다.
※ 3.5mA 임계와 보호도체 요구는 IEC 61800-5-1(가변속 전동 구동 시스템 안전 요구사항)에 근거합니다. 케이블 정전용량과 누설 사례 수치는 공개된 기술 자료를 종합한 것으로 설비마다 크게 다릅니다. 실제 적용 기준은 제조사 지침과 해당 설비의 설계 조건을 따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