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는 왜 축전류 손상이 많은가요?

산업용 모터에는 없는 전기 경로가 몇 개 더 있고, 유막 조건까지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인버터가 만드는 공통 모드 전압은 같지만, 풍력에는 거기에 더해 블레이드가 만드는 정전기라는 별개의 경로가 있습니다.

얼마나 문제가 되고 있나

풍력발전기는 20년을 보고 설계합니다. 그런데 현장 데이터를 모은 검토 결과들은 그만큼 못 간다고 말합니다. 1.5~2.5MW급에서 3점 지지 방식 주베어링은 최대 30%가 설계 수명 안에 교체가 필요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기어박스 베어링 쪽에서는 6~24개월 만에 균열이 나타난 사례까지 보고됩니다.

문제를 키우는 것은 고쳐 넣는 비용입니다. 베어링 자체는 비싸지 않아도 나셀이 지상 80~150m에 있습니다. 크레인을 세우고 블레이드를 내리는 작업이 따라붙습니다.

발생원이 하나가 아니다

일반 인버터 구동 모터는 공통 모드 전압 발생원이 하나입니다. 인버터 한 대가 모터 한 대를 돌리니까요. 풍력은 그렇지 않습니다.

Chalmers 공과대학의 2023년 연구는 현대 풍력발전기에 공통 모드 전압 발생원이 둘 존재한다고 정리합니다. 변환기 쪽과 계통 쪽 주파수가 각각 전류 패턴에 나타납니다. 특히 이중여자 유도발전기(DFIG)는 회전자 쪽 변환기가 회전자 권선에 직접 PWM 을 넣기 때문에 조건이 더 나쁩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피치 시스템입니다. 블레이드 각도를 바꾸는 장치가 허브 안에 있고, 그 전원이 슬립링을 거쳐 들어갑니다. 이 계통의 접지가 주축을 타고 나갑니다. 산업용 모터에는 없는 구조입니다.

블레이드가 정전기를 만든다

풍력에만 있는 경로입니다. 길이 수십 미터짜리 에폭시 블레이드가 공기를 가르면 마찰로 전하가 쌓입니다. 먼지·빗방울·얼음 입자가 부딪히면서도 쌓이고, 머리 위에 대전된 구름이 지나가면 유도로도 쌓입니다. 쌓인 전하는 땅으로 나갈 길을 찾는데, 그 길에 주축 베어링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방전이 공통 모드 전압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같은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정전기 방전은 훨씬 낮은 축전압에서 절연이 깨지는데 전류 크기는 훨씬 큽니다. 밀리볼트 수준에서도 방전이 시작됐고, 순간 전류는 수백 암페어에 이르렀습니다.

※ 축소 모형 풍력발전기를 인공적으로 전하를 채운 환경에 두고 측정한 실험실 결과입니다. 실제 발전기 현장 실측치가 아닙니다.

연구진은 이 경로가 업계에서 오래 간과돼 왔다고 지적합니다. 인버터만 보고 있으면 놓치는 원인이라는 뜻입니다.

주축은 분당 10~30회밖에 안 돈다

전기 조건이 같아도 기계 조건이 불리합니다. 풍력 주축의 회전 속도는 분당 10~30회 수준입니다. 산업용 모터가 1,800rpm 안팎인 것과 견주면 백 분의 일입니다.

회전이 느리면 구름 요소가 만드는 유막이 얇아집니다. 유막은 절연층이므로, 얇아지면 같은 전압에서도 더 쉽게 뚫립니다. 가장 방전되기 쉬운 조건에서 가장 큰 전하를 받는 셈입니다. 게다가 풍속에 따라 속도가 계속 변하니 조건이 일정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축전류만 원인은 아니다

여기는 정확히 짚고 가야 합니다. 풍력 기어박스 베어링의 조기 파손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것은 백색 조직 균열(White Etching Crack, WEC) 입니다. 표면 아래에 균열망이 생기면서 조직이 변하는 손상입니다.

이 분야 리뷰 논문들은 WEC 의 주 인자를 수소·미끄럼 접촉·비금속 개재물(특히 황화망간)로 봅니다. 그리고 전류·온도·높은 응력은 「가속 인자」로 분류합니다. 즉 전기적 요인이 단독 범인이라기보다 이미 진행 중인 손상을 빠르게 만드는 쪽이라는 것이 현재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이렇게 읽으시면 됩니다. 축전류를 잡는다고 풍력 베어링 문제가 다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러 인자 가운데 측정할 수 있고 대책이 분명한 것이 축전류입니다. 윤활이나 개재물은 운영자가 손대기 어렵지만 전류 경로는 다릅니다.

브러시는 이미 달려 있다 — 문제는 관리다

풍력발전기는 대개 출고 때부터 주축 접지 브러시나 접지 디스크를 달고 나옵니다. 설계 단계에서 이미 알려진 문제라서요. 그래서 「없어서 생긴 문제」인 경우는 드뭅니다.

앞서 인용한 연구도 대책을 두 갈래로 정리합니다. 공통 모드 전압 쪽은 필터로 줄이고, 정전기 방전 쪽은 주축 접지 브러시를 제대로 유지하는 것이 필수라고 못을 박습니다. 브러시는 마모품입니다. 접촉면이 닳거나 오염되면 전류가 임피던스 낮은 쪽으로 — 다시 말해 베어링 쪽으로 갑니다.

그래서 풍력에서 확인할 것은 「달려 있나」가 아니라 「지금도 듣고 있나」입니다. 축전압을 재 보면 바로 나옵니다. 브러시가 살아 있으면 낮게 나오고, 닳았으면 올라갑니다. 베어링을 열어 볼 기회가 있다면 프로스팅·플루팅 여부로 전기적 손상인지 가릴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선박 추진 축도 오래전부터 브러시를 기본으로 답니다. 크고, 느리고, 접근이 어렵고, 세우면 손해가 큰 설비라는 점이 풍력과 닮았습니다.

※ 참고 자료 — Zhao, Xu, Carlson, Electrostatic discharge impacts on the main shaft bearings of wind turbines, Wind Energy Science 8, 1809–1819 (2023). Jian Zhao, On Wind Turbine Main Shaft Bearing Currents, Chalmers University of Technology 학위논문 (2023). WEC 인자 분류는 해당 분야 리뷰 논문들의 정리를 따랐습니다. 주베어링 교체율은 현장 고장 데이터를 모은 검토 보고에 근거하며, 단일 통제 실험 결과가 아닙니다.

블레이드가 만드는 정전기는 풍력에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증기터빈의 물방울, 팬·블로어의 분진, 벨트 마찰도 같은 원리로 전하를 쌓습니다. 정전기로 생기는 축전압을 일반적인 설비 기준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브러시가 아직 듣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시면

설치되어 있어도 마모되면 효과가 사라집니다. 축전압을 재 보면 지금 상태가 바로 나옵니다. 설비 사양과 접지 구성만 알려 주시면 무엇을 어떻게 확인하면 되는지 검토해 드립니다. 상담은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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